정체성을 먼저 바꾸면 변화가 쉽게 만들어진다. 반면 정체성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계속 순리자로 살게 된다. 나는 책이라는 형태로 다가온 행운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그 책들은 패배주의에 사로잡힌 내 머릿속에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깔아주는 설치 가이드였다. 나는 마침내 발밑에 깔린 철로를 보게 되었고, 절망으로 가는 전철에서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나만의 내비게이션을 달고 인생의 지름길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모두가 머릿속에 새 소프트웨어를 깐 덕분이었다.
자의식의 해체를 이루었다면, 새로운 자의식을 세워야 할 차례다. 정체성은 삶의 동기다. 자동차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연료가 있어야 하듯이, 사람도 정체성이라는 연료가 필요하다. 이걸 자유자재로 이용하면,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나는 최근에 새로 이런 목표를 세웠다. '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거야', '한국에서 가장 위대하고 오래 읽히는 책 하나를 쓸 거야.'
앞서 말했듯 내 경우엔 우연히 읽게 된 자기계발서들이 계기였다. 그전까지 나는 절대 평범해질 수조차 없는 열등한 존재라고 단정했지만(고정 마인드셋), 책을 읽은 뒤에는 '나는 특별한 사람'이라는 암시를 스스로에게 걸었다. 좋은 자기계발서들을 수백 권 읽어나가니 나도 정말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해지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성장 마인드셋). 왜냐하면 책에는 내 처지 못지않게 안 좋은 환경에서 시작했던 이야기들이 무수히 나오기 때문이다. 수백 권의 독서라니 지금 생각해보면 좀 미련 맞은 방법이기도 했지만, 오타쿠에 가까운 내 성격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아무튼 그걸 계기로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머릿속 소프트웨어를 스스로 바꾸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정체성 변화는 좌절, 열등감, 생존 위기, 동기부여, 책 등 다양한 계기로 일어난다. 아마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도 '난 어떻게 정체성을 변화시킬까?' 고민할 거라 생각한다. 딱히 고민할 필요 없다. 이 책을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정체성은 변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 책을 덮지 않고 내 얘기를 진지하게 읽어주고 있다면, 앞에서 나의 지질한 과거를 읽으면서 '이랬던 사람도 책을 읽고 변했는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당신 안의 무언가가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역행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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