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여러 마리의 파리들을 잡았다.
이따금씩 모기들은 잡았지만
파리는 거의 없었는데. 등 푸른 파리다.
놈들이 워낙 빨라서 내려 앉았을 때
살충제를 권총 삼아 숨 죽여 원샷원킬.
그러다 문득
파리가 더러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 전등 위 쪽에 앉은 한 놈을 쏘았는데
전등갓 속으로 떨어져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파리 한 마리가 나타나서
그 전등갓 속으로 들어가더니
비틀거리는 파리 곁에 잠시 머물다 떠나고
곧바로 두 마리가 나타나서 또 전등갓 속으로
들어가더니 잠시 서로 붙어있다가
함께 비틀거리는 파리 쪽으로 다가갔다.
마치 비틀거리는 파리를 도와주려는 듯이.
그런데
잠시 후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를 도와주려는 듯한 행동을 멈추고
전등갓 밖으로 나온 파리 두 마리가
나를 공격하는 것이 아닌가.
평소 파리는 보통 멀리 도망다니는데
이 놈들은 나를 위협하듯 날면서
심지어 한 놈은 내 얼굴에 부딪히기까지 했다.
파리가 더러운가..?
인간은 깨끗한가..?
화가 난 파리 두 마리가 떠난 후
나는 조용히 발 받침 위로 올라가
전등갓을 열고 파리의 시신을 수습하여
깨끗한 변기물 속에 넣고 스위치를 눌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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