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롬 당구 대회를 나가서 패배하면
그냥 돌아 오는 것이 아니라 다음 경기 심판을 본다.
본선 전임 심판제의 대회가 아닌 한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하면 누구나 심판의 의무가 있다.
대회에 나가고 싶어도 그 놈의 심판 보는 게 자존심 상하고
안 보려면 심판비 2만원을 내야 하니 아깝고 해서
아예 대회 참가가 꺼려진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나 역시 과거 그런 생각을 한 적 있지만
어찌 보면 패자심판은 좋은 기회다.
패배라는 결과를 복기라는 과정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만약 운 좋게도 심판을 봐야 하는 경기가
자신에게 승리한 바로 그 선수의 경기라면 더더욱.
칼을 갈 재료를 준비한다는 그런 말이 아니라
자기 성찰 할 꺼리를 더 많이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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