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은 얼굴에 나타납니다. 신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저는 변호사이지 점술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직업을 통해 수많은 의뢰인의 인생에 관여하는 사이에 운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정말 존재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운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고 법률과도 관계가 없지만, 타인의 삶을 많이 지켜보는 사이에 저절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아, 운 좋은 사람은 이런 사람들이구나!" 혹은 "아, 이러니까 운이 자꾸 달아나는구나"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런 제 경험으로 '얼굴을 보면 운이 좋고 나쁨을 대체로 알 수 있다'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점술가들이 말하는 '복스러운 얼굴'이란 정말 있는 것 같습니다. 운이 좋고 나쁨을 점치는 것은 점술가의 영역인데 변호사가 어찌 그것까지 알 수 있냐고 반문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타인의 중대사에 깊이 관여하다보면 점술가나 알 법한 일도 조금은 알게 됩니다.
이를 발견한 것은 제가 지금의 법률사무소 소속이 아니라 개인사무소를 운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제 사무소는 오사카 재판소 옆 빌딩에 있었습니다. 그 빌딩은 변호사들의 사무소가 대부분인 법조빌딩 같은 곳이었습니다. 저는 업무 중간에 창밖을 내다보곤 했습니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 중에 몇몇이 빌딩 입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 또 한 명 걸어오네. 저 사람은 아니야. 이쪽으로 들어오지 않을 거야. 그것 봐, 역시 그냥 지나가잖아. 그 뒤는...... 저 여자는 들어올 것 같아. 역시 이 빌딩의 손님이군.'
이런 식으로 지나가는 사람이 이 빌딩으로 들어오는지 아닌지 맞춰보고 있었습니다. 휴식 중에 머리를 식히려고 시작한 일이라 맞았는지 틀렸는지 상관없었지만, 신기하게도 대부분 맞췄습니다. 잠시 후에는 백발백중이 되었습니다. '이거 재미있네. 이번에는 옆 빌딩으로 들어가는 사람을 맞춰볼까? 옆 빌딩도 처음에는 제대로 맞추지 못했지만 계속하다 보니 어느 새 적중률이 높아졌습니다. 역시 백발백중이었습니다.
어쩐지 오싹해졌습니다. 제가 일하는 빌딩의 손님을 맞추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평소 상담하러 오는 의뢰인들을 통해 비슷한 인상착의나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옆 빌딩에 관해서는 왜 들어맞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생판 남인 것은 물론이고, 어떤 용무로 왔는지조차 모르는데 어떻게 맞출 수 있는지 제 자신도 신기했습니다. '혹시 초능력이라도 생긴 건가?' 싶기도 했지만 그럴 리는 없겠지요. 분명 무언가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한 번 더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봤습니다. 그러자 어떤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사무소가 있는 건물의 손님과 옆 건물 손님은 명백하게 표정이 달랐습니다.
제가 일하는 건물의 손님은 대부분 어두운 얼굴을 한 사람이 많았고 험악한 표정으로 눈을 치켜뜨고 있었습니다. 저는 수긍했습니다. 제가 일하는 건물의 손님은 이혼 소송이나 해고 부당 소송 등 재판을 통해 싸우려는 사람들이라, 자연히 그런 굳은 표정을 짓게 되었을 것입니다. 직업상 그런 사람의 마음을 잘 알기에 어두운 얼굴을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에 비해 옆 빌딩의 손님은 하나같이 온화한, 뭐라 말할 수 없는 따뜻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그 건물로 들어가는지 궁금해서 옆 건물의 간판을 찬찬히 살펴보니, 그곳은 어느 봉사활동 단체의 건물이었습니다. 역시나 남을 위해 일하려는 사람들은 마음에 여유가 있고, 그래서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두 건물의 손님을 맞출 수 있었던 것은 표정의 차이를 구분했기 때문입니다. 이 발견을 한 날부터 저는 남의 표정을 주의 깊게 살피게 되었는데, 온화한 표정을 한 사람은 역시 운이 좋은 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 운이 좋고 나쁨은 얼굴에 나타납니다. 저는 점술가가 아닌 변호사지만, 이 점이 사실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운을 읽는 변호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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